?비평집 「외부성의 언어」를 출간한 이수경 박사는 "시인은 의미를 창조하는 자가 아닌 외부의 흐름을 배치하고 접속하는 '배치자'"라고 말했다.
시를 읽을 때 자신의 시선이 반응하는 지점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쌓여온 관점은 세상을 보는 시선이자 자신의 누적된 세계관이다. 어떤 눈으로 시를 읽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어떤 시선으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철저하게 그 사람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다가 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새로운 자신만의 눈이 생긴다. 그냥 수동적 읽기(보기)가 아닌, 적극적 보기가 될 때 가능한 일이다. 철저하게 '되기'가 되는
릴게임하는법 순간 새로운 눈이 생긴다.
「외부성의 언어」(2025, 신생)는 이수경 박사(들뢰즈 전공자)가 낸 책이다. 수많은 시집을 읽고 나름의 철학적 사유가 가능한 시를 선별해서 쓴 시 비평집이다. 들뢰즈의 시선이 많이 녹아 있다. 이 비평집을 읽어가기는 만만치 않다. 기존의 비평집과 다르다. 이 작가가 선별한 시를 읽어가는 기쁨도 있지만, 그 시
바다이야기온라인 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들뢰즈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는 맛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시를 들뢰즈의 관점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그동안 공부한 철학과 인문학적 시선으로 접근한다.
「외부성의 언어」는 어쩌면 시를 읽기 위해, 시를 쓰기 위해 사유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담론의 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인은 어떤 역할을 하는 자인
릴게임하는법 가? 시를 읽는 독자는 시인의 새로운 배치를 눈치채야 한다. 이 책에는 권박, 김수우, 김해자, 노혜경, 이소호, 조말선, 하영란, 한강, 김수영의 시집과, 사투리시집, 기후시집, 생명시집을 다루고 있다.
이수경 작가는 어떤 시선으로 시를 보고 있는지 따라가 보자. 다음부터는 책 내용 일부를 편집하고 배치했다.
손오공릴게임예시"시인은 의미를 창조하는 자가 아니라 외부 흐름을 배치하고 접속하는 '배치자'의 역할을 하는 장인이다. 시인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리듬, 이미지, 말, 침묵, 감각 등을 조율하며 새로운 접속을 만들어내어 욕망의 흐름을 분절하고 배치해 세계에 새로운 감각을 접속하고 발명한다.(머리말)"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이수경 비평집 「외부성의 언어」 책 표지.
"외부성의 세계는 절대적으로 동일한 두 알갱이의 먼지도 없고, 특이점들의 동일한 두 개의 손도 없고, 동일한 방식으로 두드리는 타자기도 없고, 동일한 방식으로 총알을 내뿜는 두 정의 권총도 없는 세계다. 시는 이러한 외부성의 원리를 가장 잘 드러내는 문학이다. 인간 및 비인간의 고독과 고통 등에 집중해 환원 불가능한 결과들을 도출하고 있다." 이 작가는 "들뢰즈에게 시는 외부의 흐름과 접속해 새로운 감각과 생성의 사건을 발생시키는 배치의 장이다. 의미는 내재된 것이 아니라, 표면 위에서 미끄러지는 외부적 사건들의 연결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며 "많은 현대 시인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언어를 외부와 접속시키고 사건으로서의 시를 창조하고 '이미지에서 존재자'로 이행함으로써 독자적인 존재자들의 수치와 영광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머리말에서 말한다. 이것은 들뢰즈의 관점으로 시를 보겠다는 것이다.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시인 김수영은 자유와 정의, 평화를 위해서 삶을 치열하게 살았고, 내 방에서 글을 쓰며 많은 존재자들과 함께 살았다. 시인의 시에는 현실 비판 정신을 담고 있으며, 수많은 존재자들을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풍뎅이, 이, 거미, 수난로, 토끼, 풀, 먼지, 쓰레기까지도 시인과 관계 맺기에 늘 순간순간 진리를 찾았다. 진리는 영원한 것도 아니고 매 순간마다 새로 해석해야 하는 사건으로 나타나기에 시인은 온몸으로 밀고 나갔다.'('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김수영의 시(1)') '이십 분이나 늦은 이유가 무엇이냐면 머리카락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그렇습니다/나는 약속을 지키는데 머리카락들이 말렸어요. 바람이 불었고/세어본 적도 없이 많은 숫자입니다' ('머리카락들' 일부. 절단되는 언어, 자기-향유를 누리다―조말선 시집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이 작가는 "시인 조말선의 시를 읽고 있으면 난해하고 비의미성으로 유명한 파울 첸란의 시가 떠오른다"고 하면서 "난해한 시, 인위적인 이미지들만 난무하는 시, 뭘 말하는지 알 수 없는 시…, 요즘 현대시들의 양상이다. 이러한 시의 홍수 속에 이렇게 유쾌하고 신선한 발상으로 진부함을 깨부수고 밀고나가는 힘이 있는 시를 쓰는 시인이 조말선이다"라고 한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어느 늦은 저녁 나는')에서 시인 한강에게 '어느 늦은 저녁'은 '이것임(haecceity)'이었다. 한강은 무심코 지나가버리는 일을 포착하고 시를 쓴다. 균열의 틈은 이렇게 발생한다. 상황, 사건, 사물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임'인 날은 어느 계절, 어느 겨울, 어느 때이건 몰아친다. '이것임'은 어느 사물, 어느 장소, 어느 사람 등으로 무한히 확장해나갈 수 있고, 그때마다 제각각 이것들은 완전한 '이것임'들이다.
여기서 들뢰즈의 노마드적 사유는 이주하기도 떠나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유목민은 이동하지 않는다. 한강은 매일 밥을 먹는 그 자리에서 사유의 여행을 한 것이다.
이수경 비평집 「외부성의 언어」는 독자를 멈추고 또 멈추게 한다. 훅훅 읽어나갈 수가 없다. 새로운 배치에 눈뜨고 익숙해져야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 어디에서 읽어도 상관은 없다. 횡단하면서 읽어도 좋다. 가로지르기에서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되기', '이것임'을 사유해보자. 새로운 시 읽기가 조금은 힘겨울 수 있다.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읽어볼 수밖에 없다.